[현장에서] "왜 우리 모교만 희생되어야 하나"…무학여고 동문들, 서울시교육청 앞서 남녀공학 전환 철회 촉구"86년 전통 명문 공립여고 정체성 지켜야"…절차 무시한 전환 추진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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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창회 동문들이 2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86년 무학여고 전통 계승', '남녀공학 전환 반대'를 촉구하며 교육청에 전환 신청 철회와 절차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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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6월 26일 무학여고 정문 앞 집회에 이어 2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두 번째 집회를 열고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동문들이 참석해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동문 의견 배제된 남녀공학 전환 결사반대", "86년 역사와 전통을 지키자", "동문 의견 배제하는 학교장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학교와 교육청을 향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26일 오후 1시 30분에도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정문 앞에서 첫 집회를 열고 학교 측의 일방적인 남녀공학 전환 추진 중단과 전환 신청 철회, 이임순 교장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 집회는 학교 내부를 넘어 교육청에 직접 동문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후속 행동으로 마련됐다.
집회에서는 공동대표인 이영남·정규문 위원장이 총동창회 입장문을 낭독하며 "동문사회의 의사를 배제한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신청은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교육청에 제출된 남녀공학 전환 신청 철회와 절차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당국은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 발전의 중요한 축인 동문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어야 했지만 어떠한 공청회나 총회도 없이 신청을 강행했다"며 "학교 구성원 모두를 아우르는 의견수렴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임순 교장의 퇴진도 촉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 최고 책임자는 갈등을 조정하고 구성원을 통합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행을 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왜 우리 모교만 희생돼야 하나"
![]() ▲ 무학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무학여자고등학교 계승만이 명품인재를 배출한다'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 중단과 학교의 역사·전통 보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이날 현장에서는 동문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이어졌다.
공동대표 이영남 위원장은 "남녀공학 전환 신청 사실조차 학교가 아닌 외부를 통해 알게 됐다"며 "86년 전통의 학교가 하루아침에 정체성을 잃게 되는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는 학생 수가 줄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역사와 전통은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규문 공동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절차"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문 의견도, 재학생 의견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채 학교장이 일부와만 협의해 신청을 추진한 것은 절차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청이 정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신청은 원천적으로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 측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자 '앞으로 동창회 행사에는 협조하지 않겠다', '남녀공학이 되면 학교와 동창회는 아무 관계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며 "학교 공동체를 갈라놓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동문들은 학교 측이 내세우는 '학생 수 감소' 논리에도 반박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는 대한민국 모든 학교가 함께 겪는 문제인데 왜 86년 전통의 무학여고만 여학교 정체성을 포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성동구는 왕십리와 성수동, 옥수동, 금호동 등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젊은 세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지역"이라며 "학생 모집이 어렵다면 학교의 정체성을 바꾸기보다 교육과정 혁신과 특성화 프로그램, 학교 브랜드 강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녀공학 전환은 단순히 남학생을 받는 문제가 아니라 한 세기에 가까운 학교의 역사와 교육철학, 공동체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학교는 숫자가 아니라 역사이고 공동체이며 수많은 졸업생의 자부심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변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변화를 반대한다"며 "여학교를 선택할 권리와 여성교육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은 학교 경쟁력의 가장 강력한 자산"
![]() ▲ 미국 남가주 무학여고 동문회 회원들이 현지에서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결사 반대' 손팻말을 들고 릴레이 인증사진을 촬영하며 모교의 역사와 전통 보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에 연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남가주 동문회) |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를 살린다는 명분 아래 전통을 버리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논리"라며 "전통은 학교 발전의 걸림돌이 아니라 학교를 명문으로 만든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다른 여학교는 유지되는데 우리 모교만 남녀공학이 되어야 하는가"라며 "86년 역사는 행정의 편의로 대체할 수 없는 교육유산이며 다음 세대에 반드시 이어져야 할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 ▲남녀공학 전환 신청 즉각 철회 ▲전환 절차 전면 중단 ▲구성원 전체 의견수렴 재실시 ▲이임순 교장 엄중 문책 ▲무학여고의 역사와 여성교육 정체성 보존 등을 거듭 요구했다.
한편 학교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배치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서울시교육청의 심사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의 적절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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