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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백파선의 불꽃 다시 피우다…'도자기의 혼' 현대에 담다

400년 전 조선 여인 백파선, 현대 미술과 만나다…도자기의 어머니로 거듭난 예술적 유산
21인의 작가가 빚어낸 백파선의 재해석…도자기와 예술, 과거와 미래를 잇는 특별한 전시

오영세 | 기사입력 2024/09/29 [19:07]

불의 여신, 백파선의 불꽃 다시 피우다…'도자기의 혼' 현대에 담다

400년 전 조선 여인 백파선, 현대 미술과 만나다…도자기의 어머니로 거듭난 예술적 유산
21인의 작가가 빚어낸 백파선의 재해석…도자기와 예술, 과거와 미래를 잇는 특별한 전시

오영세 | 입력 : 2024/09/29 [19:07]

▲ ‘불의 여신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에 21인 작가가 출품한 작품들. (사진=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뉴스보고=오영세 기자] '불의 여신'이라 불리는 백파선의 혼과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의 사기장으로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가 된 백파선의 삶과 예술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한 ‘불의 여신 사기장 백파선 현대와 만나다’는 21명의 작가들이 백파선의 유산을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도자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에코락갤러리에서 열린 이 전시는 오는 10월 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백파선-도자기의 어머니로 거듭난 조선 여인

백파선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 조선에서 일본으로 끌려가 남편과 함께 도자기를 빚으며 일본 아리타에 정착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백파선은 도공들을 이끌며 도자기를 만들었고, 훗날 일본에서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리게 됐다. 당시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그녀는 증손자가 비문에 '백파선(百婆仙)'이라는 이름을 새기며 그 인덕을 기리게 된다.

 

이번 전시는 백파선이라는 인물에 주목하며, 그녀의 도자기 정신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자 기획됐다. 백파선이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면 어떤 작업을 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 전시는 도자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와 소재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예술적 시도를 선보인다.

 

21인의 작가가 재해석한 백파선의 유산

▲ 백파선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번 전시에는 21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백파선의 정신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김남주 작가는 물레 성형 후 변형을 통해 독특한 조형미를 선보였으며, 김미란 작가는 섬세한 유럽풍 도자기를 완성했다. 김수진 작가는 전통 색동에 수를 놓아 달항아리를 표현했고, 김용주 사진작가는 꽃의 형태에서 백파선의 이미지를 찾았다. 팝 아트적인 접근으로 달항아리를 표현한 낸시랭 작가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일본 사가현에서 거주하며 실용적인 디자인을 도자기에 접목한 노진주 작가, 재즈 작곡가 레이첼곽이 그린 백파선의 현대적 이미지, 박희원 작가가 달항아리와 꽃을 통해 형상화한 백파선의 모습 등도 주목할 만하다. 가죽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신혜진 작가의 작품은 도자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백파선의 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

▲ 백파선 전시를 기획한 백파선콘텐츠연구소 이혜경 대표가 전시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


이 전시를 기획한 백파선역사문화아카데미와 백파선콘텐츠연구소의 이혜경 대표는 백파선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부터 백파선 포럼을 시작으로 백파선 관련 굿즈 제작, 예술인 100인 양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 연장선상에서 백파선의 정신을 현대 예술과 연결하고, 한일 문화외교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혜경 대표는 “백파선에 대한 관심이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참여하는 작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한일협정 6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교류전을 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또 “백파선의 고향인 김해와 그녀가 도자기를 빚었던 일본 사가현 아리타와의 문화 교류를 통한 MOU 체결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도자기 예술의 과거와 현대가 만나다

이번 전시는 제12회 경기도자비엔날레의 ‘찾아가는 비엔날레_ 느슨한 연대’ 프로그램에 선정돼 더욱 특별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에코락갤러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 공간을 후원하며, 관람객들에게 도자기의 역사와 현대적 변화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의 불꽃이 다시 피어나듯, 백파선의 도자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에서도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다.

 

백파선의 혼과 정신을 재조명한 이번 전시는 도자기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다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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