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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②] “민주주의의 빈틈을 메워라”…조희연, 공화적 교육으로 답하다

‘민주시민교육’의 다음 단계는?…“이제는 ‘함께삶’을 가르쳐야 할 때”
“전투적 시민을 넘어서”…성찰과 책임의 공화적 시민으로 나아가자

오영세 | 기사입력 2025/07/23 [20:58]

[기획특집②] “민주주의의 빈틈을 메워라”…조희연, 공화적 교육으로 답하다

‘민주시민교육’의 다음 단계는?…“이제는 ‘함께삶’을 가르쳐야 할 때”
“전투적 시민을 넘어서”…성찰과 책임의 공화적 시민으로 나아가자

오영세 | 입력 : 2025/07/23 [20:58]

▲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사진=뉴스보고 DB)


“뉴스는 보물이다, 뉴스보고가 지킨다. – News Repository –”

【뉴스보고=오영세 기자】 민주주의는 제도화되었지만,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 각자의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는 커졌지만, 공동체는 파편화되고 있다. ‘진보’가 혐오와 갈등으로 자기소진에 빠졌다는 자성 속에서, 우리는 교육에 묻는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뉴스보고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발표한 『공화적 진보, 트랜스내쇼날 진보의 새로운 지평을 위하여』를 바탕으로, 진보의 철학과 실천을 3부작 기획으로 조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공화적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실천적 대안과, 그 핵심 개념인 ‘역지사지형 성찰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모두가 옳다고 믿는 세상,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은 이 물음에서 ‘공화적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새로운 교육철학의 방향을 길어 올린다.

 

그는 7월 23일 성공회대 미가엘관에서 열린 ‘고 김수행 교수 10주기 추모모임’에서, “민주주의가 제도화된 이후 진보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응답하며, 그 해답을 ‘공화적 시민의 형성’이라는 교육적 상상력으로 제시했다.

 

이 제안은 단순히 교육방식의 전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진보가 미래사회에 던질 수 있는 새로운 윤리와 실천의 기획이기도 하다.

 

조 전 교육감은 “민주시민교육은 이제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과거 서울시교육청에서 10여 년간 주도한 민주시민교육을 ‘자유와 권리를 위한 대자적 역량’ 형성의 과정으로 규정하면서, “이제는 그것을 넘어 공공성, 공동체성, 관계의 윤리를 내면화한 시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가 새롭게 강조한 개념은 ‘공화적 민주시민교육’이다. 기존 교육이 권위주의와 억압에 저항하는 주체적 시민을 길러냈다면, 이제는 타인의 권리와 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역지사지형 성찰성’을 시민성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권리를 지키는 싸움이 끝나고, 그 권리가 타인의 권리와 충돌할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바로 여기서 성숙한 시민의 품격이 갈린다”는 그의 말은 한국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는 특히 서이초 사건을 중요한 사례로 제시했다. 학부모, 학생, 교직원, 지역사회의 요구가 충돌하면서 교사의 교육권이 후퇴한 현실을 두고 “모두가 민주적 전투성을 내면화한 사회에서는 오히려 공동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화의 성취가 민주주의를 해치는 아이러니—그것을 막기 위한 대안이 바로 공화적 감수성과 교육의 전환이라는 것이다.

 

조 전 교육감은 공화의 미덕을 “함께삶(togetherness)”이라 표현하며, “공화는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감정과 상상력”이라고 설명한다.

 

이 상상력이 교육을 통해 구조화되지 않으면, 오늘날과 같은 사회적 갈등의 만성화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는 “갈등의 조정은 제도 이전에 시민의 내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논의는 교육의 울타리를 넘는다. 그는 “공화적 민주시민교육은 학교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와 시민사회,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민주적 삶의 전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는 권위주의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자유를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한 민주주의의 확장된 조건”이라는 진단이다.

 

정치 영역에서도 이 교육적 감수성은 중요하다. 조 전 교육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반복된다. 이는 민주주의가 공화적 감수성 없이 작동할 때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국회선진화법, 인사청문회 이원화, 공공기관장 임명제도의 협치적 설계 등 구체적인 ‘일반 규칙’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파적 유불리를 넘어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절차와 원칙을 마련해야 진짜 민주공화국이 된다”는 것이다.

 

공화적 민주시민교육은 그래서 하나의 교육철학을 넘어, 시대정신의 요청이다. 민주주의가 제도 안에서만 머무를 수 없는 이유, 그 제도를 지탱하는 시민의 품격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새로운 정치언어이기도 하다.

 

조 전 교육감은 말했다. “이제는 우리가 누구와 싸울 것인가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를 고민할 때다. 공존의 시민, 그들이 민주주의의 다음 100년을 설계할 것이다.”

 

다음편은 기획특집 마지막 3부로 조희연이 말하는 초국가적 진보의 비전으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부터 ‘지구적 주권’까지…진보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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