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2025 가양주 주인(酒人) 대회 성료…전통주 장인들이 빚은 최고 맛 가렸다64명 장인, 최고 전통주 가리는 ‘국내 최대 규모’…16년 전통의 명맥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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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제16회 전국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가 수원에 소재한 경기상상캠퍼스 ‘공간1986’에서 열리고 있다. 약주·탁주 부문 참가자들이 심사와 시음에 앞서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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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수원=오영세 기자] 국내 최대 전통주 경연 무대인 ‘제16회 전국 가양주 酒人 선발대회’가 64명의 장인이 빚어낸 술 향연 속에 23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가 열린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1986은 전통주를 통해 한국의 맛과 정신을 되새기려는 장인들과 관람객들의 열기로 가득찼으며, 기술력과 전통성,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낸 술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전국 가양주 酒人 선발대회는 2010년 첫 회를 시작으로 총 2464명의 참가자, 207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국내 전통주 경연의 정통성을 이어온 행사다. 올해 역시 전국 각지에서 출품된 탁주·약주 64종이 심사를 거쳐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순위가 결정됐다.
![]() ▲ 수상자와 참가자 전원이 공간1986 앞에서 제16회 전국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 성료를 기념하며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 ▲ 대회를 마친후 수상자들과 운영진이 공간1986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이날 행사 일정은 오후 1시 참가자 등록 후 개회식, 경연 시음, 시상식 순으로 진행되었고, 시상식이 열린 ‘공간1986’에서는 일반 관람객과 전문가들이 출품작을 직접 시음하며 품평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 ▲ 조진국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대회를 주관한 주인회협동조합 조진국 이사장은 “전통주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 시간, 그리고 기억이 담긴 문화유산”이라며 “장인 한 사람 한 사람의 땀과 철학이 모여 대한민국 전통주의 깊이를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대회는 단순히 순위를 매기기보다, 술을 빚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우리 술의 미래를 함께 그려가는 과정”이라며 “전통주 문화 확산과 세계화를 위한 교두보로 대회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 ▲ 김재호 심사위원장이 심사평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심사는 한국식품연구원, 각 지역 농업기술원, 전통주 연구·제조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단이 맡았으며, 심사위원장 김재호 박사는 “올해 출품작들은 향·맛·당도·산도·질감 등 전반적인 완성도에서 확연히 발전했다”며 “특히 기초 발효기술과 누룩 해석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전체적인 수준이 한 단계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장려상 발표를 시작으로 동상, 은상, 금상, 대상 순으로 이어졌고 객석에서는 각 부문 발표 때마다 긴장과 환호가 교차했다.
![]() ▲ 대상 수상자 황두신(오른쪽)이 조진국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올해 대상의 영예는 황두신 주인의 약주 ‘은달’이 차지했다. 알코올도수 12.9%, 당도 22.9°Bx, 산도 0.60의 수치를 보이는 ‘은달’은 달처럼 은은한 향기와 따스한 빛깔을 지닌 약주로, 은근한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맑고 고운 색감이 특징이다. 황두신 주인은 “우리 곁을 지키던 따뜻한 달빛의 이미지를 술맛에 담아내고 싶었다”며 작품명을 전했다.
![]() ▲ 2025 제16회 전국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하선정(왼쪽)과 고동호(오른쪽)가 김재호 심사위원장(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금상은 약주 부문 고동호 주인의 ‘나단(羅端)’과 탁주 부문 하선정 주인의 ‘손끝에 핀 소금꽃’이 나란히 수상했다.
약주 ‘나단’은 찹쌀을 지하수에 100번 이상 씻어내는 정성과 삼양주 방식이 더해져 깔끔하고 단아한 풍미가 돋보인다. 알코올 14.7%, 당도 23.1°Bx, 산도 0.60으로 균형감이 뛰어나 “아름답고 단정한 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선정 주인의 탁주 ‘손끝에 핀 소금꽃’은 땀이 마를 때 생기는 소금꽃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알코올 9.8%, 당도 28.1°Bx, 산도 1.08이 특징이다. 자가누룩과 항아리 발효로 구현된 청아한 향과 고요히 스며드는 단맛, 바람처럼 맑게 감도는 산미로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 ▲ 은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직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은상은 김막례 주인의 약주 ‘수수주(秀水酒)’와 홍세영 주인의 탁주 ‘홍설’이 차지했다. ‘수수주’는 두 아이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술로, 알코올 17.0%, 당도 16.5°Bx, 산도 0.48을 기반으로 부드러운 목 넘김과 맑고 담백한 맛을 강조한 약주다.
‘홍설’은 눈처럼 하얀 빛과 은은한 단맛, 이어지는 청량한 뒷맛이 매력적인 탁주로, 알코올 5.8%, 당도 11.8°Bx, 산도 0.6으로 섬세한 밸런스를 보였다.
![]() ▲ 동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동상은 주복순 주인의 약주 ‘희철주’와 이윤욱 주인의 탁주 ‘스며든’이 선정됐다. ‘희철주’는 남편의 이름을 따 만든 술로 알코올 12.9%, 당도 23.3°Bx, 산도 0.72로 구성돼 은은한 곡향과 안정적인 맛의 조화를 보여주었다.
‘스며든’은 세 번의 발효와 숙성 과정이 더해져 부드러운 목 넘김과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탁주로, 알코올 11.1%, 당도 23.7°Bx, 산도 0.9의 수치를 보이며 맛의 깊이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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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무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장려상은 약주 부문 박계옥·정연인·최민혁, 탁주 부문 김도영·한상훈·김미영 주인이 수상했다. 장려상 수상자들은 향과 산도 균형, 발효기술의 안정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행사장 곳곳에서 진행된 시음회에서는 64종의 약주와 탁주가 한 자리에서 비교·평가되는 보기 드문 경험이 펼쳐졌다.
![]() ▲ 제16회 전국 가양주 주인(酒人) 선발대회 참가자들이 심사위원들의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64종의 약주·탁주를 시음하며 소통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본지 기자가 직접 시음한 결과, “올해 출품작 상당수가 기본적으로 단맛을 중심축으로 잡고 있다”는 점이 도드라졌다. 평소 드라이한 와인과 사케의 깔끔한 잔미(殘味)를 선호하는 미각 기준으로 접근했을 때, 일부 작품은 ‘전통 방식 특유의 은은한 단맛’을 넘어 단맛의 강도가 전체 구조를 압도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기자는 “우리 가양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맛 중심의 풍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드라이한 스타일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단맛을 조금만 절제해도 향·산미·숙성미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한국 전통주의 깊은 세계가 국제적으로 더 큰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최측은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출품자가 우리 술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장인”이라며 “전통주 세계화 흐름 속에서 한국 가양주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시음 행사가 3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출품자들간의 소통과 대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전통주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를 알리는 소중한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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