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33년 음지에서 제도권으로”…문신사 첫 정책토론회, 2년 유예기 ‘제도 설계’ 논의 본격화2년 유예기간, 혼란인가 설계의 시간인가…정부·현장·의료계 첫 동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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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신사 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1월 25일 서울 페어몬트 엠배서더 호텔에서 열려 400여 명의 문신사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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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문신사 제도 정착을 위한 첫 정책토론회가 25일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리며, 문신사법 제정 이후 제도의 실질적 설계를 위한 논의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이날 현장에는 400여 명의 문신사와 국회,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의사협회, 학계 전문가 등이 총집결해 33년간 음지에 머물렀던 문신산업이 제도권으로 진입한 이후 마주한 과제와 혼란, 그리고 향후 2년간의 제도 설계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 ▲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토론회는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로 시작됐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문신사법 통과는 현장의 오랜 노력의 결실이지만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예기간 동안 어떤 기준을 만들 것인지가 전체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장에서 이미 임시면허 사칭, 과잉 영업, 불법 시술 등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오늘 논의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 시행령을 제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이어 환영사에 나선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문신은 더 이상 음지의 기술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공공 산업”이라고 선언하며 현장 중심의 제도 설계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 회장은 “문신사법 제정은 33년 만의 역사적 출발점이지만 시행령 공백 속에서 임시면허 대행 사기, 고가 인테리어 강매, 불법 마취제 유통, 근거 없는 위생 교육 사업화 등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 혼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현장은 자율 규제를 통해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시면허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위생교육·시설기준·건강검진 등 형식 요건만 충족하면 경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임시면허를 받을 수 있는 현 구조로는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오랜 기간 현장에서 기술을 지켜온 기존 종사자들의 경력을 정당하게 인정하는 기준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가 축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대한의사협회 이재만 정책이사는 의료계가 문신 행위의 합법화 과정에서 우려를 제기해왔음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문신사가 제도권 전문직으로 진입한 만큼 의료계도 공식·비공식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준 마련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불법 리도카인 유통이나 일부 의료기기의 무분별한 사용 문제는 의료계도 골칫거리였는데, 문신사 단체가 앞장서 정화 노력을 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농담 섞인 ‘눈썹 문신 상담’ 에피소드를 덧붙이며 문신사와 의료계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제안했다.
![]() ▲ 임보란 회장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임보란 회장은 기조발제에서 “문신사법은 단순한 직업 법안이 아니라, 문신을 의료행위라는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 국민 위생·안전을 보장하고 예술·산업적 가치를 제도권 안에 정착시키는 상징적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3년 만에 법이 제정된 것은 역사적 출발점이지만,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과 행정기관 모두 혼란을 겪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 정착을 위한 세밀한 준비”라고 말했다.
특히 “법 통과 이후 시행규칙 공백 속에서 임시면허 사칭, 고가 상품·시설 기준 강매, 불법 마취제 유통 등 각종 부작용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예기간을 혼란의 시간이 아닌 ‘제도 설계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시면허 제도에 대해 “새롭게 진입하려는 사람만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 제도 밖에서 묵묵히 기술을 지켜온 기존 종사자들의 경력을 정당하게 복귀시키는 제도여야 한다”며 “사업자등록, 문신업 종사 이력, 민간자격 취득, 위생교육 이수, 정책 참여 경험 등은 합리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부·식약처·지자체·현장 전문가가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관리 체계를 운영할 때 제도의 실효성이 확보된다”며 “민관 협력 구조가 마련되면 행정 효율성과 현장 신뢰도가 모두 올라가고, 불필요한 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마지막으로 “문신사 제도의 안정적 정착은 어느 한 기관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현장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시행령을 함께 만들기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토론은 전 보건복지부 전병율 질병관리본부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제일 먼저 토론에 나선 손익곤 변호사는 현장의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지적했다.
![]() ▲ 보건복지부·식약처·대한의사협회·학계·문신사단체 등 관계 전문가들이 문신사 시행령·위생안전 기준 등을 두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문신사 항소심 무죄 판결을 이끌었던 손 변호사는 “입법이 됐지만 2년간은 여전히 기존 의료법 위반 단속이 진행된다”며 “수사·기소·재판 과정이 최소 1~2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 적발될 경우 판결 시점은 제도 시행 이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를 적극 요구하고, 법원에는 유예기간의 취지와 개선 노력, 교육 이수·위생기준 충족 등을 근거
로 선고유예를 요청해야 한다”며 유예기간 동안의 현실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또한 “단속 기준 및 행정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조속히 제시해야 불필요한 형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계에서는 국가자격 체계 설계안을 제안했다. 한국반영구화장학회 김은수 부회장은 미용사 자격 구조를 모델로 삼아 기본 문신사, 전문 문신사, 지도 문신사로 이어지는 3단계 자격 체계를 제안하며 “국민 안전을 위한 위생·보건 기준과 산업 표준화를 위해 단일·명확한 교육 및 자격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중보건 안전성 확보, 직업 전문성 강화, 교육기관 관리 일원화를 위해 국가자격 제도 신설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정부도 현장의 우려와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이은정 과장과 식약처 한영경 과장은 “시행령·시행규칙 설계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고, 위생용품·색소·기기 인증, 교육 표준화,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협업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신용 색소·기기 인증제 도입과 불법 제품 단속 강화에 대한 기대도 이어졌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을 통해 “1992년 판례 이후 30년간 불법으로 취급됐던 업이 이제 국가 관리 체계 안으로 들어왔다”며 “문신사 제도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공 보건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신사 제도가 단순한 합법화를 넘어 국민 위생·안전을 기반으로 한 공공 보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됐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향후 2년의 유예기간이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시기”라며 “정부·현장·지자체·의료계가 공동 설계하지 않으면 혼란은 커지고, 함께 움직이면 산업과 안전이 동시에 강화되는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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