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50년 상수원 규제, 이제는 정치가 답해야 할 때"…남양주시의회, 헌재 각하에 ‘전면 대응’ 선포“팔당·조안만의 문제가 아니다…상수원 규제 특별법·조례 전면 개정으로 새 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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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양주시의회와 당협위원장단이 팔당 상수원 규제 개선 관련 헌법소원 각하 결정에 대한 공동 대응 입장을 밝히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훈·전혜원‧한근수 시의원, 이병길 도의원, 유낙준 남양주갑 당협위원장, 조성대 의장, 조광한 남양주병 당협위원장, 박경원‧원준영‧김영실 시의원. (사진=오영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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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남양주=오영세 기자]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를 둘러싼 50년 갈등이 남양주에서 다시 불붙었다. 남양주시의회가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 각하 결정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헌재를 넘어 국회·정부를 상대로 한 전면적인 정치투쟁으로 나아가겠다”며 ▲상수원 규제 특별법 제정 ▲경기도 조례 전면 개정 ▲행정소송 병행 ▲범시민 행동 등을 포함한 4대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헌재가 ‘기한 도과’와 ‘지자체는 기본권 주체가 아니다’라는 형식 논리로 본질적 쟁점을 회피했다는 비판 속에, 남양주는 팔당·조안의 문제를 ‘지역 생존권’과 ‘국가 물 관리 개혁’의 의제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12월 1일 오후 2시, 남양주시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조성대 남양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청구인 대표 조광한 국민의힘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전 남양주시장), 유낙준 국민의힘 남양주갑 당협위원장, 이병길 경기도의원, 박경원 도시교통위원장, 김영실·김동훈·원준영·한근수 시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성대 의장은 “헌재 결정은 남양주시 입장에서 매우 참담한 소식”이라고 운을 떼며, 이번 기자회견이 단순한 입장표명을 넘어 남양주 전체 규제 구조를 다시 짚는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이어 유낙준 위원장이 “남양주는 갑·을·병이 따로 없는 한 몸”이라고 말하며, 당협 차원의 공동 대응 의지를 밝혔고, 본격적인 입장 발표는 청구인 대표인 조광한 위원장이 맡았다.
![]() ▲ 조광한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이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상수원 규제 특별법 제정 등 4대 개혁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조광한 당협위원장, 기자회견문 입장 – “법리 맨더링으로 약자 버린 헌재…이제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싸운다”
조광한 위원장은 “27일 헌재 결정 직후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감정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할 말을 많이 다듬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준비해 온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를 향한 비판과 향후 전략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조 위원장은 자신을 “전 남양주시장이자 조안면 주민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이번 사건을 단순한 행정 분쟁이 아닌 “국가가 힘없는 국민에게 가한 구조적 희생의 문제”로 규정했다.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가 합리성과 형평성을 잃은 국가의 횡포라는 점을 수년 전부터 주장해 왔음을 상기시키며, 조안면과 팔당리 주민들이 제기한 헌법소원은 “50년 동안 특정 지역만 희생시켜 온 규제가 과연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따져 달라”는 기본권 심판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리며 지자체는 기본권 주체가 아니라는 점, 일부 청구인의 청구 기간이 1년을 초과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 전면 규제의 특별 희생 여부, 포괄 위임 문제, 비례성 위배, 지역 형평성, 기본권 침해라는 핵심 쟁점을 완전히 외면한 채 말장난 같은 회피 논리로 책임을 피했다고 비판하며, 이를 “법을 자의적으로 갖다 붙여 뜨거운 쟁점을 피하는 ‘법리 맨더링(Law Gerrymandering)’”이라고 규정했다.
조 위원장은 팔당·조안 지역의 현실을 “집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고, 생업도 할 수 없고, 재산권도 미래 비전도 제한받아온 상태”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 문제가 소수자·약자 보호라는 헌법 가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사건이었으며, ‘상수원 관리 규칙’이라는 전근대적 규제가 현대적 물 관리 기술과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을 드러낸 계기였다고 해석했다.
특히 상수원 보호구역 설정 당시의 비과학적 행정을 지적하며, 양수리는 면사무소가 있다는 이유로 보호구역에서 제외되고 조안면은 면사무소가 없다는 이유로 포함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처음부터 과학적 기준 없이 행정 편의로 설정된 규제가 50년 동안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헌재 결정이 “우리에게 큰 상처를 남겼지만 결코 마지막은 아니다”라며 네 가지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로 ‘상수원 규제 개편 특별법’이자 ‘조안·팔당 특별지원법’ 제정을 통해 국가 책임 보상 체계를 공식화하고, 규제를 “전면 금지”에서 위험도·기술 기반 규제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상수원 관리 규칙 및 경기도 조례 전면 개정을 통해, 현재 상위 법률은 듬성듬성한 반면 하위 규칙과 조례에 과도한 권한이 위임되어 있는 구조를 바로잡고, 동일 수계 내 규제 형평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번째로 향후 각종 개발·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별 불허 처분마다 위헌성과 위법성을 끝까지 다투겠다고 천명하며, 이를 통해 헌재가 외면한 핵심 쟁점을 일반 법원의 판단 대상로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네 번째로 환경부, 대통령실, 국회 상임위를 상대로 상수원 관리 규칙·제도 개선을 직접 요구하고, 팔당 수계 관리 체계에 지방정부의 제도적 참여를 보장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우리의 싸움은 지금부터이며, 조안과 팔당의 미래는 헌재가 아니라 시민의 의지와 행동이 결정한다”고 말하며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 ▲ 조성대 남양주시의회 의장이 팔당·조안 규제의 구조적 불합리성을 지적하며 “남양주 전체의 생존권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조성대 의장 – “한강법·팔당 규제는 남양주 전체를 묶는 족쇄…217조 손실, 9조 8000억 원씩 사라진다”
조성대 의장은 이번 헌재 결정을 의회 입장에서 “남양주 전체의 재정과 도시 미래를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팔당 상수원 규제가 단순히 조안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가밀 억제권역, 성장관리·자연보전 권역, 특별대책지역·수변구역 등 복합적인 규제 체계와 얽혀 남양주 전역의 산업·도시계획을 제약해 온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연구 자료를 인용하며 남양주의 지가 손실이 지난 50년 동안 약 217조 원, 연간 9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연간 예산이 2조 원 수준인 도시에서 시민 재산 가치가 매년 예산의 서너 배 규모로 날아가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는 규제의 비합리성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산업·재정 구조의 악순환도 지적했다. 오염총량제를 수용한 후 하이닉스와 각종 산업단지를 유치한 광주와 달리, 남양주는 변변한 산업단지 하나 없이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고착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도권 상하수도 요금과 철도·교통 인프라 유지비 등에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가 늘수록 시 재정은 더 어려워지는 모순된 구조”라고 꼬집으며 규제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또한 팔당 규제가 조안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평, 여주 등 다른 상수원 규제 지역들이 함께 겪는 문제라는 점을 들어, 이를 ‘경기동부 7개 시·군의 공동 과제’로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7개 시·군 협의체 구성을 추진해 왔다고 밝힌 조 의장은 “남양주 시민이 동시에 일어나야만 국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마지막으로 정치권을 향한 요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남양주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세 명이 이번 각하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다”고 비판하며 “정당의 이해를 떠나 지역의 미래를 위해 상수원 규제 개혁에 전면적으로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 ▲ 왼쪽부터 유낙준 남양주갑 당협위원장, 조성대 의장, 조광한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유낙준 당협위원장 – “갑·을·병이 따로 없다…세 지역이 한 몸으로 나선다”
유낙준 남양주갑 당협위원장은 “남양주는 갑·을·병이 구분 없이 동일한 피해를 겪는 도시”라며, 상수원 규제 문제가 특정 지역의 민원이 아니라 “남양주 전체의 생존권 문제”라고 못 박았다.
그는 경기도당에서 헌재 소식을 들었을 때 “모두가 공을 물고 매칠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하며,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번 사안의 심각성이 공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을·병 세 지역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이 문제에서 지역구 구분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정치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기자들의 질의 응답 – 향후 전략·시민 행동·재정 보상까지 ‘날카로운 질의’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헌재 각하 결정 이후의 전략, 특별법 추진 가능성, 시민 행동의 향후 수위, 주민 보상 문제 등 현실적 쟁점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한 기자가 “헌재 결정으로 헌법소원이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조광한 위원장은 헌재 판단을 “뜨거운 쟁점에 끼어들지 않기 위한 회피”라고 규정하고, 앞으로는 개별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한 행정소송·민사소송을 병행하며 규제의 위헌성과 위법성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장기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지자체가 기본권 주체가 아니라는 헌재 논리는 매우 편의적”이라며 지방정부도 주민의 고통을 대신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법 제정의 현실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역구 국회의원도 없는 상황에서 특별지원법 추진이 가능한가”라는 지적에 조광한 위원장과 조성대 의장은 여야정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현역 의원들과의 접촉을 이미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시민 주도의 입법청원 운동까지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조 위원장은 “부산을 가려면 KTX가 필요하지만 열차가 없다면 걸어서라도 가야 한다”고 비유하며 입법을 향한 장기전을 각오한 상태임을 드러냈다.
일각에서 제기된 “남양주 전체를 대표하는 시민단체 부재” 문제에 대해 조성대 의장은 이 문제를 인정했다. 현재 남양주에는 다산연합회 등 지역별 단체는 있으나,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시민 주체가 약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경기동부 7개 시·군 공동대응체계와 함께 범남양주 시민연합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과거부터 국도 45호선 점거 가능성 등을 언급해온 바 있으며, 향후 시민 행동도 점차 수위가 높아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조안면에 매년 지원되는 20억 원 예산과 관련해 “주민들이 이를 포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조성대 의장은 “주민은 돈이 좋아서 받은 것이 아니라, 50년 동안 217조 원의 지가 손실을 감내한 사람들”이라며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 구조와 시민 존엄 회복이 핵심이라고 답변했다. 물이용부담금 6000억 원 규모가 걷히는 구조에서 남양주에 돌아오는 몫이 극히 적다는 점, 특수협 예산이 ‘성과 미흡’을 이유로 삭감되다가 최소한만 통과된 사례 등을 들며 현재의 구조가 얼마나 불합리한지 설명했다.
뉴스보고 오영세 기자는 장기적인 법·제도 개선과는 별개로 조안면의 최소한의 생활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당시인 1970~80년대와 지금은 수질관리 기술‧환경이 이미 선진국 기준에 준하는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에도 주민들은 목욕·샤워시설조차 없어 양수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주민의 건강권 차원의 시설은 시가 즉시 추진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조성대 의장은 조광한 전 시장 시절 하수관로를 팔당댐 하류로 이동시킨 사례를 언급하며 “시가 의지를 가지면 생활 인프라 보완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근본적 규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이러한 조치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 질의응답은 헌재 결정을 둘러싼 단순한 불만을 넘어 상수원 규제 체계의 현대화, 지역 형평성, 국가 책임, 물 관리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거대한 의제를 드러낸 시간이었다.
조광한 위원장은 “심장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 문제는 10년, 20년, 30년이 걸려도 풀어야 할 국가적 숙제”라고 말했고, 조성대 의장과 유낙준 위원장은 “남양주 갑·을·병은 한 몸으로 싸우겠다”고 응답했다.
팔당 상수원 규제 개편 논의가 조안면 주민의 생존권 보장과 경기동부 7개 시·군의 균형발전, 더 나아가 대한민국 물 관리 패러다임 재정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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