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법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구속영장 기각…“혐의·법리 다툼 여지”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이정재 부장판사 “도망·증거인멸 우려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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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법원=오영세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을 막은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법원이 12월 3일 새벽 구속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추진해온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수사는 핵심 피의자 신병 확보에 실패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4시 50분께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이 사건은 혐의 내용과 적용 법리를 둘러싸고 치열한 다툼의 여지가 있는 만큼 정식 재판에서 충분한 공방을 거쳐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의 주거와 경력, 지금까지의 출석 태도, 증거 수집 경과 등을 종합할 때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크지 않아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날 오후 3시 시작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밤늦게까지 9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특검팀과 변호인단은 계엄 해제 표결 방해가 실제로 있었는지, 당시 상황에서 원내대표의 행위가 내란 관련 중대 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맞붙었다.
추 의원에 대한 핵심 혐의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위를 이용해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여당 의원들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것이다. 조은석 특검팀은 추 의원이 비상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연달아 바꾸면서 다수 의원들의 본회의장 이동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계엄 해제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90명이 불참한 상태에서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처리됐다.
특히 국회 의장단이 12월 4일 0시 무렵 모든 의원에게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문자 공지를 보낸 직후, 추 의원이 같은 시각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당사로 모여달라”고 안내한 점에 주목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철호 전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통화한 뒤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정황 등을 들어, 계엄 해제 표결을 조직적으로 지연·저지하려 했다는 의심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추 의원은 영장심사와 그간의 입장을 통해 “의총 소집 장소 변경은 급변하는 상황에 따른 정상적인 정치적 판단이었을 뿐, 표결 방해 의도는 없었다”며 “특검이 직접 증거도 없이 원내대표로서의 통상 업무를 내란 가담으로 끼워 맞추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이번 영장 기각으로 내란특검의 ‘강수’였던 현직 의원 구속 전략은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특검팀은 앞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수사 기한 역시 오는 12월 14일로 다가오면서, 추가 영장 청구보다는 추 의원을 포함한 관련자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90여 명에 대한 조사 역시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검법에 따라 이들에 대한 수사는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되지만, 핵심 피의자 구속이 무산된 만큼 수사 강도와 정치적 파급력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장 기각 직후 서울구치소를 나선 추 의원은 “공정한 결론을 내려준 법원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정권은 이제 정치적 압박과 내란몰이 대신 민생과 미래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귀가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추 의원은 “수사팀이 결론을 정해놓고 사건을 짜맞추고 있다”며 “의총 장소 변경과 관련된 통화와 지시는 모두 공개된 정치 행위”라고 주장, 내란 가담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이재명 정부의 내란몰이 정치공작에 제동이 걸렸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당 지도부는 이번 결정을 “정권이 내란 프레임으로 제1야당(국민의힘)을 몰아붙이려 한 시도가 사법부에서 가로막힌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을 향해 “이제라도 정치보복을 멈추라”고 압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구치소를 찾은 자리에서 “국민이 독재를 이겼다”며 “민주당은 내란몰이를 포기하라는 국민적 명령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눈물이 난다. 이런 무도한 정권이 어디 있나”라고 반응하며 “사필귀정이다. 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정권과 하명특검의 내란몰이 폭주에 엄중한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1년 내내 계속되는 내란몰이 광기 앞에서 참담함이 크다”며 “거짓으로 쌓아 올린 내란몰이 공포정치의 모래성, 이재명 정권의 존립 근거는 빠르게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앞서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면 그 화살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포함한 사법부로 향할 것”이라며,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 요구를 본격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결정 이후에도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의힘의 내란 동조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국정조사와 정치적 책임 추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에도 불구하고, 추 의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정식 재판 과정에서 △의총 장소 변경의 성격 △당시 통화·지시의 의미 △표결 참여 불참과 추 의원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계엄 1년’을 맞은 정치권의 대치 구도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2월 3일을 ‘민주화 기념일’로 법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불법계엄 vs 민주주의 수호’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낙인찍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여야의 공방 속에서, 이번 영장 기각이 내란특검 수사 방향과 향후 재판, 그리고 내년 총선을 향한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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