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5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뉴스는 보물이다, 뉴스보고가 지킨다. – News Repository –”
[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공식 요구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14년을 맞은 시점에서 나온 이번 재의 요구는, 조례 폐지가 헌법과 상위법을 위반하고 공교육의 공익성을 훼손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근식 교육감은 1월 5일 오후 1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폐지하거나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라, 학생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라며 “이번 폐지 의결은 학생과 교육공동체의 인권을 지우고 학교 현장을 편 가르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
▲ 정근식 교육감과 서울교육공동체 관계자들이 5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정 교육감은 재의 요구 사유로 △헌법상 기본권 보장 의무 위반 △지방의회의 조례 권한을 넘어선 상위법 위반 △학생 인권 침해 구제 기능 상실에 따른 공익 침해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에 부합하지 않는 폐지 사유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특히 폐지 조례안이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을 함께 폐지하도록 한 점을 두고 “교육감의 조직 편성권과 행정기구 설치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상위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침해, 학력 저하, 특정 이념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2023년 조례의 발전적 보완을 위한 개정안을 제안했음에도 시의회가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동일 조례를 둘러싼 대법원 본안 소송과 효력정지 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같은 내용의 폐지를 반복한 것은 “사법 판단을 무시한 채 행정력과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행위”라고도 했다.
|
▲ 이상석 자양중학교 교사가 5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하는 현장 교사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이날 기자회견에는 교육 현장과 학생 당사자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자양중학교 역사교사이자 서울시교육청 인권교육지원단 소속인 이상석 교사는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우대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랫동안 보호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돼 온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며 “현장의 혼란이 있었다면 해법은 폐지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참여단 소속 고3 학생 김부성 위원은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은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니라 교사와 대등한 교육 주체로 성장해 왔다”며 “학생 인권을 무너뜨려 교권을 세운다면 학교는 교육의 공간이 아니라 두려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성여자중학교 3학년 장효주 학생 역시 “학생 인권을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며 “차별을 금지하고 폭력을 막자는 요구가 왜 그렇게 불편한지 묻고 싶다. 인권은 제로섬이 아니라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5일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직후,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에 대한 재의 요구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옹호관에게 재의 요구서를 전달했고, 요구서는 서울시의회 본관 앞으로 이동해 공식 접수 절차를 밟았다.
정 교육감은 “학생 인권과 교권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공교육을 지탱하는 두 축”이라며 “인권 친화적 학교 문화를 퇴행시키는 시도에 단호히 대응해 서울 교육의 본질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의 요구가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에 어떤 분기점이 될지, 그리고 공교육 현장의 혼란을 해소하는 실질적 해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보고 news-repositor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