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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희 서울시의원. (사진=뉴스보고 DB) ©오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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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보물이다, 뉴스보고가 지킨다. – News Repository –”
[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서울 대치동 학원가. 밤 9시를 넘긴 인도 위는 수업을 마친 학생들과 학부모, 차량이 뒤엉켜 있다. 그러나 이 밀집 공간을 보호하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지나 안전시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숫자가 이를 증명한다. 서울 시내 초등학교의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률은 99.7%에 달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대거 모이는 학원가는 0.4%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윤영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이 제안하고 재정분석담당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학원가 간 보행 안전 정책은 사실상 ‘이중 구조’로 작동하고 있었다. 제도는 학교를 향해 있었고, 현실의 위험은 학원가에 쌓여 있었다.
특히 대치동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했다.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시설 18곳 가운데 학원 인근 보호구역 13곳에는 CCTV, 과속방지턱, 안전표지판 등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단 한 곳도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보호구역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 주변에는 다수의 시설물이 집중된 것과는 극명한 대비다.
현장 조사에서는 관리 부실도 잇따라 확인됐다. 도곡로 등 사고 빈번 구간에서는 노면 표시가 마모되거나 안전표지판이 시야를 가리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고, 학원 수업이 몰리는 야간 시간대(20~22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인도를 침범하며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는 구조적 위험이 반복되고 있었다.
윤영희 의원은 “아이들이 학교보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있음에도, 보행 안전 정책은 여전히 ‘학교 중심’에 머물러 있다”며 “학생 밀집도와 실제 이용 행태를 반영하지 못한 제도 설계가 학원가를 사각지대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단속 위주의 일시적 대응으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시설 확충, 시간대별 관리, 데이터 분석을 연계한 통합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치동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원가 보행안전 모델’을 정립해 서울 전역 주요 학원가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학교 앞은 지켜졌지만, 학원 앞은 비워져 있었다. 아이들의 동선이 달라진 지금, 보행 안전의 기준도 다시 그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제도와 현실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야말로, ‘아이들 인도가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 현장의 경고에 대한 최소한의 응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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