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종합] 동해에서 사카이미나토, 다시 마쓰에로…‘체류하는 바다’가 열렸다해외 항구 숙박 허용한 이스턴드림호…이동 중심 페리의 질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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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쓰에성 전경. (사진=오영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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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동해·사카이미나토·마쓰에=오영세 기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 항구 정박 후 선내 숙박이 가능한 선박을 활용한 ‘플로팅 호텔’ 페리 상품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동을 위한 수단에 머물렀던 기존 국제여객선 개념에서 벗어나, 정박과 숙박을 결합한 체류형 해양관광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시도다.
뉴스보고는 대한일보, 서울뉴스통신과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강원도 동해항을 출발해 일본 돗토리현의 사카이미나토항과 시마네현 마쓰에 일대를 오가는 두원상선(주)의 ‘이스턴 드림호’에 직접 승선해 이 새로운 실험을 현장에서 취재했다.
![]() ▲ 강원도 동해항에 정박 중인 두원상선의 이스턴드림호 전경. 해외 항구 정박 후 선내 숙박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정박형 숙박 선박으로, 이동 중심 페리에서 체류형 해양관광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오영세 |
![]() ▲ 1월 29일 오후, 동해항에서 출항을 앞둔 이스턴드림호 선상에서 해가 저물고 있다. 뉴스보고는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동해를 출발해 일본 사카이미나토항을 오가는 ‘플로팅 호텔’ 페리에 직접 승선했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서울에서 동해항까지, 그리고 바다로
1월 29일 오전 10시, 주광덕 남양주시장의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취재 장비를 챙겨 길을 나섰다. 약 3시간 남짓을 달려 오후 3시 45분,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한 항구에는 출항을 앞둔 이스턴드림호가 묵직한 존재감으로 정박해 있었다.
탑승 후 배정받은 쥬니어 스위트 객실은 2인실로, TV와 소형 냉장고, 샤워 부스가 갖춰진 화장실, 헤어드라이기와 브러시, 구명조끼 보관함까지 마련돼 있었다. 흔히 떠올리는 ‘배 안의 방’이 아니라, 육상의 비즈니스 호텔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었다.
저녁 무렵 출항한 이스턴드림호는 동해의 어둠 속으로 천천히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좌우현으로 부서지는 하얀 포말과 검푸른 수평선, 간간이 날리던 눈발이 어우러지며 야간 항해 특유의 긴장과 낭만을 동시에 선사했다.
![]() ▲ 일본 요나고역 인근에서 현지 관광 헬퍼 최계영씨가 한글 손팻말을 들고 이스턴드림호 촬영팀과 인플루언서 일행을 맞이하고 있다. 플로팅 호텔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 진행된 이번 일정은 현지 동선과 체험 과정을 직접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사카이미나토, ‘정박 후 숙박’이 만든 시간의 여유
둘째 날 아침, 사카이미나토항에 입항한 뒤 셔틀버스를 이용해 요나고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지역 관광 헬퍼 최계영씨를 만나 3명의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숙소·맛집·생활 공간을 직접 발로 확인하는 일정이 시작됐다.
![]() ▲ 요나고 시내 전통 과자점 내부에서 인플루언서가 물건을 구입한 후 계산을 하고 있다. 현지 일상 공간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가능성을 점검했다. (사진=오영세 기자) |
항구 도시답게 날씨는 시시각각 변했다. 눈바람이 몰아치다 이내 잦아들기를 반복했다. 캐리어를 끌고 골목을 오가며 구글 지도와 헬퍼의 안내에 의존해 찾아간 숙소, 그리고 마치 어린 시절 동네 문방구를 떠올리게 하는 옛날 과자 가게에서는 여행의 속도가 자연스레 느려졌다.
![]() ▲ 요나고 시내 골목에 위치한 현지 우동 전문점 ‘우동 단’ 전경.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이 주로 찾는 식당으로, 체류형 관광 상품의 식음 콘텐츠 후보지로 점검됐다. (사진=오영세 기자) |
![]() ▲ 우동 전문점 ‘우동 단(うどん だん)’에서 시원한 삿포로 맥주로 이동의 피로를 달래고 있는 이민희 서울뉴스통신 보도국장과 시원한 우동 한 그릇과 삼각김밥. (사진=오영세 기자) |
골목 깊숙이 자리한 우동 전문점 ‘우동 단(うどん だん)’에서 마주한 소박한 한 끼는, 빠르게 흘러가던 여행의 속도를 잠시 늦춰주었다. 눈바람이 몰아치는 골목을 따라 짐을 메고 캐리어를 끌며 하루를 버텨낸 끝에 들이킨 삿포로 맥주 한 잔은 갈증을 넘어서 행복한 순간이었다.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머무는 시간이 빚어낸 여행의 감칠맛은 충분했다.
![]() ▲ 요나고 인근 온센온 온천 전경 |
각자의 동선으로 흩어졌던 일행은 오후 2시 50분 요나고역 기점에서 다시 모여, 요나고역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온천으로 향했다. 바다를 마주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 하루 종일 굳어 있던 어깨와 다리가 천천히 풀려갔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물이 교차하는 순간, 이동의 피로는 체류의 휴식으로 바뀌었고, 이 여행이 단순한 일정 소화가 아니라는 사실이 비로소 실감났다.
■ 다시 배로, ‘플로팅 호텔’의 진짜 묘미
지역 숙소 체험을 위해 인플루언서 3명을 남겨둔 채, 취재진은 저녁 식재료를 메가돈키호테에서 구매한 뒤 사카이미나토항으로 돌아왔다. 간단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다시 오른 이스턴드림호에서는 선내 만찬이 준비됐다.
사케와 맥주, 각자 취향에 맞게 고른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올랐다. 정박한 항구의 밤을 배 위에서 보내며 나누는 식사는, 이 상품이 왜 ‘플로팅 호텔’이라 불리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해줬다. 이동과 체류, 숙박과 식사가 하나의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이었다.
■ 마쓰에성에서 일상 쇼핑까지
![]() ▲ 마쓰에성 천수각에서 내려다본 마쓰에 시내 전경. (사진=오영세 기자) |
![]() ▲ 마쓰에성 천수각에서 내려다본 마쓰에 시내 전경. (사진=오영세 기자) |
![]() ▲ 마쓰에성 천수각 내부의 가파른 목조 계단. (사진=오영세 기자) |
셋째 날 오전 8시 30분, 드림호에서 하선해 마쓰에성을 향해 출발했다. 일본 현존 12천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마쓰에성은 검은 외관과 묵직한 성벽으로 항구 도시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 가파른 목조 계단을 따라 천수각에 오르자, 성을 중심으로 펼쳐진 시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와 도시, 일상과 여행이 겹쳐 보이는 그 풍경은 이번 여정이 ‘이동’이 아니라 머무름의 축적이었음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었다.
이후 인근 맛집에서의 점심, 미즈키 시게루 관련 공간과 ‘황금 붕어빵’으로 알려진 간식 명소 방문은 관광과 일상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줬다.
여행의 끝자락에서는 PLANT 등 대형 생활 매장과 면세점을 들러 마지막 쇼핑이 이어졌다. 화려한 기념품보다도, 현지의 일상에 가까운 소비 경험이 이번 여정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 ▲ 마쓰에 외곽에 위치한 대형 생활복합매장 PLANT 외관. 식료품부터 생활용품까지 한 번에 구매할 수 있어 여행 마지막 쇼핑 코스로 활용도가 높다. (사진=오영세 기자) |
■ ‘이동’에서 ‘머무름’으로
두원상선(주) 측은 언론·인플루언서·여행사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상품 홍보와 운영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인플루언서는 콘셉트에 맞는 콘텐츠를, 언론은 현장 검증을, 여행사는 실제 일정과 운영 세팅을 맡는 구조다.
두원상선(주) 이스턴드림호는 이번 실증 항해를 통해 오는 3월 재취항과 함께 선보일 ‘거북이와 토끼’ 콘셉트 상품과 기존 비너스 상품을 병행 운영할 계획이다. 이대홍 영업부장은 “언론, 인플루언서, 여행사가 역할을 나눠 실제 상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이라며 “체류형 해양관광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단계적으로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바다 위에서 자고, 해외 항구에서 머물며, 다시 같은 배로 돌아오는 여행. 이스턴드림호의 3박4일 항해는 이동 중심 페리의 관성을 벗어나, 해양관광의 다음 장면을 조심스럽게 펼쳐 보이고 있었다.
뉴스보고 news-reposit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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