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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평창 유산, 8년째 방치”…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전환 촉구

정선알파인 ‘죽은 시설’에서 ‘국가대표 요람’으로…협회 활용안 공식 제시
밀라노 성과 이어갈 국내 훈련기지 필요성 부각

오영세 | 기사입력 2026/03/26 [12:10]

[현장에서] “평창 유산, 8년째 방치”…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전환 촉구

정선알파인 ‘죽은 시설’에서 ‘국가대표 요람’으로…협회 활용안 공식 제시
밀라노 성과 이어갈 국내 훈련기지 필요성 부각

오영세 | 입력 : 2026/03/26 [12:10]

▲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3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제훈 협회 국제국장, 김상겸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유승은 스노보드 빅에어 국가대표, 박재민 국제스키연맹 알파인 심판위원장, (사진=오영세 기자)


“뉴스는 보물이다, 뉴스보고가 지킨다. – News Repository –”

[뉴스보고, 프레스센터=오영세 기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대표 유산인 정선알파인경기장이 철거를 앞둔 가운데, 이를 국가대표 전용 훈련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식 제안이 제기됐다. 수천억 원이 투입된 올림픽 인프라가 사후 활용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평창 유산’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는 3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 상설 훈련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협회는 “다음 달부터 제설기와 리프트 철거가 예정돼 있다”며 사실상 마지막 시점에서 공론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이 정선알파인경기장 활용 필요성을 강조하며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은 이날 개회 발언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이 세계적 수준의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슬로프가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며 “단순한 시설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동계스포츠 발전의 핵심 과제”라는 점이 강조됐다.

 

▲ 류재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국제국장이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이어 발표에 나선 류재훈 국제국장은 보다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0년간 경기장 운영과 미래 논의 과정에서 협회가 사실상 배제돼 왔다”며 “이는 스포츠 생태계의 공정성과 균형에도 상처를 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활용 계획은 단순한 시설 운영을 넘어, 그동안 소외된 목소리를 반영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선알파인경기장은 2016년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른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이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사후 활용 논의 과정에서 복원 방침이 결정되며 점차 기능을 잃어왔다. 협회에 따르면 2025년에는 곤도라 일부 존치를 제외하고 슬로프는 사실상 해체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정리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회는 “정선알파인경기장을 국가대표뿐 아니라 유소년·장애인 선수까지 아우르는 복합 훈련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대한장애인스키연맹과의 공동 운영, 국제·국내대회 및 각종 이벤트 유치를 통한 수익 구조까지 포함한 운영 모델도 함께 공개됐다.

 

또한 환경 논란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훈련장으로 활용하려는 구간은 전체 슬로프의 일부에 불과하며 보호림 및 국가정원 계획과도 충돌하지 않는다”며 “겨울철에는 훈련장, 비시즌에는 정원으로 활용하는 공존 모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3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활용 방안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선수들이 훈련할 공간이 없어 해외를 전전하는 현실”이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협회는 “3500억 원이 투입된 국가 자산을 활용하지 못한 채 해외 전지훈련에 의존하는 구조는 비효율적”이라며, 정선알파인경기장이 국제 규격을 갖춘 국내 유일의 대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장에 참석한 국가대표 선수들 역시 국내 상설 훈련장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의 메달 성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훈련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정선알파인경기장 문제는 단순한 시설 존치 여부를 넘어 ‘평창 유산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라는 국가적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환경 보전과 스포츠 인프라 활용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가운데, 협회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관계자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3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선수·협회·체육계 관계자들의 현실 인식과 위기의식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국가대표 김상겸 선수는 해외 전지훈련 비용과 관련해 “선수 1인 기준 한 달 최소 1000만 원, 팀 단위로는 1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며 “국내 훈련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소년 선수들 역시 자비로 슬로프 이용료를 부담하며 훈련하는 상황”이라며 선수 육성 기반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유승은 선수 또한 “국내에 훈련장이 있다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며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더 많은 유망주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3월 2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정선알파인경기장 국가대표 훈련장 활용 방안을 주제로 기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체육계 인사들은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짚었다. 박재민 심판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했음에도 이를 다시 철거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미 존재하는 시설을 활용해 스포츠 경쟁력과 경제적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체육회 측에서는 리프트 철거 중단과 함께 ‘올림픽 유산 보존’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나미 사무총장은 “올림픽을 유치했던 국가의 선수들이 정작 그 경기장에서 훈련하지 못하는 현실은 정책적으로도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정선알파인경기장은 단순 시설이 아니라 대한민국 스포츠 도약의 상징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계절 스포츠 관광 자원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됐다. 겨울철에는 국가대표 훈련장으로, 비시즌에는 익스트림 스포츠와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 리조트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협회 류제훈 국장은 “정선알파인경기장 관련 주요 논의에서 체육계가 배제돼 왔다”며 공론화 필요성을 강조했고, “환경과 스포츠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논의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질의응답은 단순한 시설 활용 논의를 넘어, ‘평창 유산을 철거할 것인가, 미래 자산으로 전환할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자리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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