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100년 된 나무는 베지 않는다"…120명 동문, 왕십리 도심 행진하며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철회 촉구성동광진교육지원청→전현희 의원 사무실→상왕십리역 광장까지 거리행진…"절차 없는 남녀공학 결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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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학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동문들이 10일 왕십리 도심 횡단보도를 건너며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남녀공학 전환 결사반대', '학교장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오영세 기자 동영상 자료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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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보고, 서울=오영세 기자] 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움직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 6월 26일 무학여고 정문 앞 집회와 7월 3일 서울시교육청 앞 집회에 이어 이번에는 성동광진교육지원청과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상왕십리역 광장까지 도심 행진을 벌이며 남녀공학 전환 철회를 촉구했다.
무학여고 총동창회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성동구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앞에서 집회를 시작해 전현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거쳐 상왕십리역 1-1번 출구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이며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중단과 교육청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 ▲ 무학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동문들이 10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 중단과 절차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이날 집회에는 70대부터 90대까지 동문 120여 명이 참석했다. 교육지원청 앞 인도에는 '86년 무학여고 전통 계승', '동문의견 배제된 남녀공학 반대',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동문의견 배제하는 학교장은 퇴진하라' 등이 적힌 대형 현수막과 피켓이 빼곡히 들어섰고, 참가자들은 경찰의 안전 통제선 안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를 마친 동문들은 왕십리 도심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선두에서는 '동문의견 배제하는 학교장은 퇴진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펼쳐 들었고, 뒤를 이은 동문들은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남녀공학 전환 결사반대', '86년 무학여고 전통 계승' 등의 피켓을 높이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며 시민들에게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의 문제점을 알렸다. 일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집회 현장을 지켜보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진은 성동광진교육지원청에서 전현희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지나 상왕십리역 광장까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남녀공학 결사반대", "학교는 숫자가 아니라 역사다", "86년 전통을 지키자",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 ▲ 무학여자고등학교 총동창회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동문들이 10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집회를 마친 뒤 전현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과 상왕십리역 광장을 향해 거리행진을 벌이며 '무학여고는 실험 대상이 아니다', '남녀공학 전환 결사반대' 등을 외치고 있다. 이날 행진에는 70~90대 동문 120여 명이 참여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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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나무는 베지 않는다“
집회 현장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발언은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낡은 고집이 아니라 오랜 세월 검증된 여성교육의 가치"라는 메시지였다.
한 동문은 "100년 된 나무를 함부로 베지 않는다. 보호수로 지정해 지켜낸다"며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무학여고 역시 충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교육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학여고는 여성교육의 산실이며 수많은 여성 지도자와 전문 인재를 길러낸 학교"라며 "학교의 전통과 정체성을 행정 편의로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동문은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낡은 제도가 아니라 오랜 세월 검증된 여성교육의 가치"라며 "후배들에게도 여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남겨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 ▲ 무학여고 총동창회 동문들이 10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앞 집회에서 남녀공학 전환 철회와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학생도, 동문도 묻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추진 절차를 문제 삼았다.
한 동문은 "재학생도, 동문도 제대로 의견을 묻지 않은 채 남녀공학 전환이 추진됐다는 사실에 가장 분노했다"며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 자체를 생략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학생 수 감소는 전국 모든 학교가 함께 겪는 문제인데 왜 우리 학교만 정체성을 포기해야 하느냐"며 "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먼저 찾아야지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학교의 역사를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남녀공학 전환은 단순히 남학생을 받는 문제가 아니라 86년간 이어온 학교의 역사와 교육철학, 공동체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며 "학교는 숫자가 아니라 역사이고 공동체"라고 거듭 강조했다.
![]() ▲ 무학여고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을 출발해 전현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거쳐 상왕십리역 1-1번 출구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자료=무학여고 총동창회 비상대책위원회) |
전현희 의원 사무실 앞에서도 "각성하라“
이번 집회에서는 전현희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남녀공학 즉각 철회하라", "정치적 셈법에 무학여고를 희생시키지 말라", "학교 구성원 의견부터 듣고 추진하라"는 취지의 피켓을 들고 정치권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특정 정치인을 겨냥하기보다 학교 구성원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추진된 절차적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이번 집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월부터 추진…동문들은 뒤늦게 알아"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개한 경과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됐다.
동문들은 2월 교육 관련 논의 이후 학교가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했고, 4월 8일 서울시교육청이 관련 계획을 발표한 뒤 다음 날인 4월 9일 학교 측으로부터 처음 관련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일부 명의로 작성된 총동창회 입장문과 학교 측 신청서가 교육청에 제출됐고, 이에 반발한 동문들이 긴급이사회를 거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반대운동이 본격화됐다는 설명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현재 서울시교육청에 학교가 제출한 남녀공학 전환 관련 서류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며, 교육감 면담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외 동문들도 연대…"국경 넘어 모교 지키기“
이번 반대 움직임은 국내를 넘어 해외 동문사회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남가주 무학여고 동문회 회원들은 현지에서 '무학여고 남녀공학 전환 결사 반대' 손팻말을 들고 릴레이 인증사진을 촬영해 비상대책위원회에 전달하며 모교의 역사와 전통 보존을 위한 활동에 연대 의사를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동문들까지 자발적으로 뜻을 모으고 있다는 것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학교 운영 문제가 아닌 모교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끝까지 모교를 지키겠다“
집회에 참석한 동문들은 "무학여고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우리들의 삶과 추억, 그리고 여성교육의 역사"라며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후배들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집회는 6월 26일 무학여고 정문 앞 집회와 7월 3일 서울시교육청 앞 집회에 이어 세 번째 집회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교육청 심사 일정에 맞춰 추가 집회와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학교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배치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서울시교육청의 남녀공학 전환 심사 과정에서는 절차적 정당성과 학교 구성원 의견수렴의 적절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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